어떤 나이
유난 떨지 마라
유세 부리지도 마라
사랑할 나이도 지나고
미워할 나이도 지나고
용서할 나이도 지나갔으니
고요해지는 일만 남았다
누군가를 사랑하며
누군가에게 감사하며
가슴 조리는 일은 그만하자
남은 세월이 많지 않은데
가슴 아파하는 일도 그만하자
기특하게 산 나에 대한 보답으로
나를 사랑하자
그대 아름다운 이여
내 보잘것없는 생에 들어와 함께해 줘서 감사하오
나의 삶과 고통이 헛되지 않게 해 줘서 고맙소
세상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아서 좋았오
다 그대들 덕분이오
누군가를 사랑하며 살날도
지나가고
누군가에게 감사할 날도 많지 않은데
애쓰고, 아파하고, 가슴 조리는 일은 이제 그만 하기로 합니다
나에게 감사하고
고맙다는 인사를 해줄 시간 이므로
소망이 남았다면
곱디고운 가을을 기다리는
일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