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에 걸린 오후 / 나의 감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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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커피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1. 10. 10. 00:01
밤 커피
가슴 먹먹한 글귀들이 많아서
몇 번을 읽습니다
아름답고 귀한 시집입니다
종일 집에 틀어박혀 있다가
차 마시러 나왔다
밤공기가 청명하고
바람도 제법 선선하다
아파트촌의 밤 창들이 오렌지 빛으로 은은하다
여기가 홍콩이나 마카오의 밤이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뜬금없는 생각을 한다
여행을 못 다니니 사는 맛이 젬병이다
수많은 바람들을 만나고
거리를 만나고
풍경들을 만나며 살았는데
기껏해야 아파트촌 안에서 어슬렁 거리며 돌아다니는 작태로 전락했다
내일의 삶이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틀어져 버릴지 아무도 모른다
그저 오늘 하루가 소중할 뿐이다
역병 덕분에 책 읽는 시간이 늘어났다
소설, 산문, 시집 닥치는 대로 읽는다
오래 앉아있으려니 엉덩이가 아프다
차 마시면서
개 짖는 소리도 듣고
놀이터 애들 재잘거리는 소리
사람들 두런거리는 소리도
배달의 민족 오토바이 굉음소리도 듣고
카페에 흐르는 걸그룹
노랫소리도 듣는다
데스크에서 커피 잘게 부수는 소리가 좋다
진한 커피 향도 오늘따라 좋다
밤이 진하게 깊어 간다
슬슬 천변을 걸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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