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들강아지 움트는 것은
봄이 왔다는 전갈인데
전령은 이미 남해 먼바다 꽃 소식으로 접 한지 여러 날이 됐다
계절이 다시 시작되는 봄에는 정신과 몸이 나른해져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여기저기 새싹 올라오는 소리가 분주하고 까치
울음소리도 요란스럽다
천변을 걸으며 강아지 움튼 양을 보면 내 몸에도 봄물이 차오르는 듯 생기가 느껴진다
청둥오리 내외가 물장구를 치고 백학이 내려와 앉은 개울에는 봄기운이 만연하니
이제 또 새로운 시작 이련가 한다
아, 또 어디론가 가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걸음을 멈추고 서서
잠시 하늘을 우러러본다
길은 한없이 뻗어 있지만
어디로 가야 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봄날에는 이렇게 자꾸 길을 잃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