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산울음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4. 12. 3. 09:47



눈의 무게가 얼마나 버거웠으면 가지가 찢겨 나갔을까
축령산 잣나무도 간밤에 신음소리로 밤새 앓았을 것이다
한겨울에도 무성한 솔잎은 지지 않으니 눈의 무게가 사지를 눌러 찢어놓은 거다

솔아 솔아 독야청청하라고 기원했건만 폭설이 너를 가만 놔두질 않는구나

깃털 같은 함박눈이 삼박 사일 내려서
겨울 숲마다 눈에 무게로 신음하는 소리가 산을 울렸다

눈이 나무를 능지처참 하였으니
솔나무의 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눈은 가벼운 물건이 아니라 천근만근 무거운 돌덩어리 었으니

천지에 눈이 폭설되어 내렸다
그리고 적막강산은 눈의 무게에 모두 산울음을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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