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눈이 온다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5. 1. 28. 05:09



눈이 온다
내가 마치 하늘에서 살포시 내려오는 것처럼 온다
지금쯤 내리는 삿포로의 눈은 수직으로 내린다
바람이 없다
그 고요함이란 말할 수 없는
적요다

눈이 저녁 등불의 커튼처럼 온화하다
거실이 카페가 되고
베란다에 발코니에 데크에 우아한 저녁 눈이 내린다
새하얀 우산들이 거리를 떠 다닌다
길이 점점 사라진다

자동차 후미등 행렬이 남태령 고개에서 쉬어간다
붉은 점등이 동백 꽃잎 닮았다
지금쯤 오동도 동백도 눈을 맞고 있겠지
향일암 앞 너른 바다에도 눈이 오시는가
여기는 눈이 온다

서울 구치소에도 눈이 내린다
도화지처럼 세상을
하얗게 다 덮어다오



새해에는 소원 성취하고 만사형통 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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