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나에게 命한다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5. 2. 1. 00:18




너는 그 나잇살이나 먹도록 무얼 해놨느냐 물으면
없다, 아무것도 없다
평생 그저 한 몸 똥밭에 구르느라 정신없었다
이제 구를 그 똥밭마저도 없어졌으니
그러니 TV앞에 멍하니 앉아있다

그러나 그게 다는 아니다
사랑도 해봤고
미워도 해봤고
이별도 해봤고
여기저기 숱하게 싸돌아 다니기도 했다
해 볼 건 다 해봤다
더는 미련도 여한도 없으니
한 세상 잘 산 게다

단 하나
남을 위한 일에 부족했다
나만 위해 살았으니 얼마나 큰 죄업이냐
선업을 쌓아야 하는데 너무 멀리 와 있다
멀다고 핑계 대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좋은 일하며 살아야 한다
조그만 일부터 차근차근 선업을 쌓아야 한다

너는 누구냐
나는 길가의 돌멩이입니다
하찮은 돌멩이라도
선업을 찾도록 하여라
그래야 쌓인 악업을 퉁칠 수 있으니
남은 삶은 돌려주는 일에
힘쓰거라

네, 명심하겠습니다ᆢ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말동무  (0) 2025.02.03
겨울산  (0) 2025.02.02
늙은 애인  (0) 2025.01.31
애기동백  (0) 2025.01.30
봄, 봄, 봄, 봄이 온다  (0) 2025.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