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에 걸린 채옥은 무덤덤하다
무슨 암이냐고 물어도 별거 아니라고 한다
남들 같으면 울고불고 난리일 텐데
별거 아닌 암도 있었나
채옥이가 스페인 여행을 가자고 한다
가자니 불안하고
안 가자니 괜히 눈치가 보인다
어떡해야 할지 고민스럽다
유럽 쪽은 그렇고 동남아나 가자고 할까
여행 중에 행여 뭔 일이라도 생길까 부담스럽다
채옥에게 술, 담배를 먼저 끊으라고 했더니
"얼마나 오래 살려고" 그런다
두어 번 얘기하다 그만뒀다
몸 생각해서 끊으면 좋을 텐데ᆢ
채옥이가 스케치 여행을 가자고 한다
'바르셀로나'를 그리고 싶다고 한다
'바르셀로나' 좋지
근데 너무 멀어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