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일 없으니 별 걱정 / 김낙필
내가 늙어서
꼬부라져서
낙엽지는 어느 늦가을
빨간 감이 잎을 떨구고 알맹이만 주렁주렁
달려있는 산책로 벤취에 지팡이짚고
혼자 앉아있으면
풍경이 될수 있을까
아님 쓰러져가는 폐가처럼 보일까
추접스러운 늙은이 모습이 아닌
10호짜리 아니 5호 짜리라도 풍경화그림이
됐으면 좋으련만
별 걱정을 다하네
아니 아직 한 여름도 안 지났는데
뭔 갈까마귀 서리 내리는 소릴 하누
다 산 노인네 같은소릴 벌써 하누
창문 사이로 햇살이 슬며시 노크하는
이 아침
귀신 신나락 까먹는 소리
별 걱정을 사서 하시고 계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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