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뒷편
항구로 가는 전차를 타면
길가 가로등에 노란 불이 켜지고
가로수마다 두런두런 저녁 수다를 떱니다
세월 뒷편 언덕 아래 부둣가엔
밤 배들이 불을 밝히고
먼 나라로 가는 뱃고동을 울립니다
종소리를 내며 전차는 제 집으로 돌아가고
배도 제 갈 길로 떠나 갑니다
우리는 전차를 탈까요 배를 탈까요
아니면 항구 선술집에서 밤을 새울까요
흰수염 귀신고래를 잡은 늙은 어부의
옷 소매를 잡고 밤새 무용담이나 들을까요
밤바다가 노래를 부르고 포구에 비가 내립니다
그렇게
또 한 시절이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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