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줍기
간밤엔 떨어진 별을 한웅큼 줏었다
별들의 체온은 싸늘했다
가슴에 꼭 안아 뎁혔다
그러자 이불속이 환해졌다
별들이 말을 걸기 시작했다
나는 어느어느 별에서 왔어요
나는 어떤어떤 별에서 왔어요
저마다 먼 고향을 앞다투며 자랑했다
오늘밤엔 그들의 고향에 가야겠다
자정쯤 길섶에 나 앉았다
은하수 쪽에서 은빛 마차가 내려온다
은빛 말이 끄는 마차는 먼 우주로 간다
가디건 호주머니 속에서 별들이 속삭인다
당신도 훗날 별이 될꺼야
그래서 먼 은하수를 날아 다니고
밤마다 하늘에서 반짝일꺼야
그러다 별똥별로 떨어져
어느 여행자의 머리맡에서 잠들겠지
어둠세상 동화같은 꿈을 꾸며
오늘 밤에도
사막으로 별 줏으러 나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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