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별 줍기 / 김낙필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5. 9. 24. 08:42

 



              별 줍기

               

              간밤엔 떨어진 별을 한웅큼 줏었다

              별들의 체온은 싸늘했다

              가슴에 꼭 안아 뎁혔다

              그러자 이불속이 환해졌다

              별들이 말을 걸기 시작했다

              나는 어느어느 별에서 왔어요

              나는 어떤어떤 별에서 왔어요

              저마다 먼 고향을 앞다투며 자랑했다

              오늘밤엔 그들의 고향에 가야겠다

              자정쯤 길섶에 나 앉았다

              은하수 쪽에서 은빛 마차가 내려온다

              은빛 말이 끄는 마차는 먼 우주로 간다

              가디건 호주머니 속에서 별들이 속삭인다

              당신도 훗날 별이 될꺼야

              그래서 먼 은하수를 날아 다니고

              밤마다 하늘에서 반짝일꺼야

              그러다 별똥별로 떨어져

              어느 여행자의 머리맡에서 잠들겠지

              어둠세상 동화같은 꿈을 꾸며

               

              오늘 밤에도

              사막으로 별 줏으러 나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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