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裸木 / 김낙필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5. 9. 17. 10:44

           

           



                    裸木/金洛弼

                     

                    옷을 벗는다

                    한때 무성했던 시절의 혼례복을 벗고

                    말간 몸을 보여주마

                    누구든 수고없이 나를 탐하거라

                    브래지어,팬티,거들,스타킹,

                    거리엔 내 속것 수천벌이 뒹굴고

                    길가에 그림자는 앙상하리니

                    내 도시는 그렇게 황량하리라

                    나는 한시절 알바뛰던 누드 모델이다

                    나의 가슴과 잘록한 허리와 탐스런 둔부를

                    부디 거둬 가거라

                    먼 훗날 내가 병들어 잘려 나가거든

                    나이테를 세며 나를 기억하고

                    내 육신을 불멸의 의자로 만들어 다오

                    나는 지금 옷을 입기위해 벗는다

                    그러나 너는 지금

                    옷을 벗기위해 입고있지 않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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