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벼개 맡으로 강물이 흐른다
잠에서 깨면 새로운 생의 시작이다
카뮤를 켜놓고
밤새 꾼 꿈을 폰노트에 써내려 간다
매일아침 벼갯머리에서 쓰는 신변잡귀를
내 나름 글이라 칭한다
공장에서 실타래 뽑듯 뽑아내도
마르지 않는 창작의 샘물은 매일매일
다른 하루를 살아내기 때문이다
생진 시인님의 하루와
내 하루가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생소한 다른 글들이 생겨나고
생활 시란게 한도 끝도 없는게다
이제 창고도 부족해지고 농기구도 낡아서
번득이는 시어는 못 낚아도
그런대로 늙어가는 모양새는
추려하지 않도록 힘을 다해 쓰고
또 쓴다
아침마다 쓰는 글이 강물처럼
어디론가 흘러가서 바람이되고
별이되고 반딧불이 되어 주기를 바라면서
나는 매일
글 한편을 벼갯 머리에 적어놓고
세수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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