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신각이 보이는 요사체 지붕 처마끝에 붉은 꽃이 피었네요
쌍지암 도깨비 밤새 놀다간 자리에 가 봤지요
밤새 내린 비로 마당이 젖고 풀섶도 젖었네요
그래도 도깨비들 발자국은 남았네요
선묘스님 놀다간 자리도 남았어요
슬픔을 받아적는 자리들 이라네요
스님이던 행자던 길손이던 도깨비 터를
지나가면서 인생을 보내는 거네요
이 생이던 저 생이던 살던 터에 우리모두
도깨비가 되는 거예요
산신각이 보이는 요사체 지붕 처마끝에
붉은 꽃이 피었어요
일박이일 황새 노니듯
가을 비따라 헤메고 다녔지요
모든 슬픈 말들 다 적어들고 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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