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간 아제를 찾습니다
몇일을 이곳저곳 쏘다녀도 갈곳이 없읍디다
집에선 물론 찾지도 않죠
없어졌는지 조차 모를 테니까요
죽었는지 살았는지 평생을 가도
방문 한번 안 열어보는 작자들이니까
어련들 하시겠어요
몇날을 몸져 누워도 누구하나 거들떠 보지도 않습디다
살자니 자체 해결하며 스스로 살아나는수 밖에 없었어요
문뜩 이러다 어느날 죽어도 죽은지도 모르고
방안에 갇혀있을 생각을 하면 끔찍 합니다
빛좋은 어느 가을날 그냥 무작정 집을 나와 버렸어요
갈곳이 이렇게 없다는걸 난생 처음 알았어요
심심하기도 하고 서럽기도하고 두렵기도하고
막막 하데요
이게 평생을 벌어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
가르친 가장의 말로라니 기가 막힙니다
이따위 양심도 없는 세상이 싫어서 마침 갖고나온
여권갖고 무작정 공항 리무진을 탑니다
어디로 갈지는 나도 몰라요
공항가서 아무거나 버스타듯 탈거예요
찾지도 마세요
물론 나하나 없어진걸 아무도 모를텐데
별 걱정을 다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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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후 대한민국에서 "맹천수"씨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답니다
가족들은 맹씨가 없어진후 한달후에야
실종 신고를 냈고
그들은 아무일 없다는듯
평온하게 잘들 살고 계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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