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희에게
'하코다테' 그곳은 지금 눈이 소록소록 내릴꺼야
자로잰듯 잔잔히 수직 낙하하는 눈송이의 애잔함이나
목로주점에서 새어나오는 불빛에 밤이 새는줄도 모르던
어느 겨울밤의 화양연화
사랑은 떠난후에야 아름다워지듯
그해 '쓰가루' 해협의 겨울은 유난히 포근했지
밤새 창밖으로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마시던 민들레茶의
향기가 콧끝에 맴도는 2월
그밤의 향기가 못내 그리워져
흔적도 없이 흐르다 멈추는 곳에 내가 홀연히 서 있네
잊을거야, 하던 다짐이 더 생경해져서 오랫동안 침묵해야 했던
그리움의 문장들
가슴이 먹먹해지는 진동의 시간들이 잊혀질리 없어서
눈발속에 오랫동안 떠 도네
영원할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어서 그렇게 그대 목소리를
기억하려 합니다
하염없이 낙하하는 2월의 눈이 빈틈없이 세상을 덮고
그 세상속에서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난다는 일이 서운해져
무언가를 고백하는 시간
눈은 그치지 않고,
스쳐간 시간들이 모두 너에게서 왔을지 모른다는
지금이 너무 힘겨워
눈은, 눈은 내리는데
그 2월이 돌아서서 숨죽여 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