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여름 소리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1. 8. 1. 09:55

 

 

 

여름 소리

 


어쨌거나 저쨌거나
살게 마련이야
여기나 저기나 지구별 한가운데
사람 사는 세상은 매 한가지지
펄펄 끓는 정오 정자 그늘에 사람이 없다
역병도 역병이거니와 더위가 점점 더 기승을 부리니 어디
나 앉을 데 조차 없다

현명한 노인네들은 공항철도 전철 타고 시원하게 왔다 갔다 하신다지만
그도 저도 모르면 눈치 보여 에어컨도 못 틀고 부채 하나로 뒷방 살이 집콕하고 계신

어르신들 더위 잡숴 큰 일이다

여름은 더워야 여름이고
겨울을 추워야 제 맛이지
하시던 어르신들 말씀처럼
참아야지 별수 있나

아, 찌르레기, 말매미 합창소리 크기도 하다
그 옛날 동구 밖에서부터 집 마당 퉷마루까지 몰고 오던 그 소리
여름 소리가 눈에 선 하다
냇가에서 까르륵 대며 멱감는 아이들 소리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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