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안부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0. 3. 19. 20:12

 




              안 부


               

              봄꽃 피는날 날 만나러 와 주실런지요

              얼어붙은 마음이 행여 풀리셨다면

              봄바람 타고 와 주세요

              살다보면 별일들이 다 많겠지만

              미움이란 사랑과 사촌지간 이라니까 엄청 가까운 사이죠

              노여움 푸시고 봄소식 전해 주셨음 좋겠네요

              강줄기에 버들잎 물오르고 천둥오리도 해바라기하러 나왔네요

              겨우내내 걸어둔 빗장 푸시고 햇살 맞으러 나오세요

              목련 피는날 날보러 와 주실런지요

              봄바람이 소식을 전하네요

              미움이 굳어 큰 바위산이 되었다고

              말 하래요

              봄꽃이 아무리 흐드러지게 피어도

              그놈의 속은 얼음장 인가봅니다

              남극북극 동토의 땅도 얼음이 녹아 들꽃들이 핀다네요

              녹을때도 되지 않으셨나요

               

              꽃 피는 날이와도 그냥

              잠이나 자야겠네요

              이 사람은 있지도,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봄마다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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