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하는 중 이라네
거기 누가 서 있네
지는 해를 등지고 마치 키다리 선인장처럼 꼼짝않는 누구있네
얼굴은 검고 손도 발도 묶인건지도 몰라
왜 세상과 등지고 서 있을까
잔잔한 음악이 흐르네
냇물처럼 피아노 건반이 돌돌거리네
형체도 없는 그가 울고 서 있네
우리는 어째서 벽을 세우고 담을 쌓고 바람과 비를 막는가
하루하루가 마천루처럼 높아가는데 성체에는 사람이 없네
붉은 장미가 만발했네
그런 사랑은 않기로 했네
기러기가 가는 방향으로 해가 지네
넓은 들판에 허수아비 홀로 섰네
그건 이승의 약속처럼 슬프네
거기 누가 서 있네
혼자 서 있는 모하비 사막의 유카나무처럼
어두운 모습으로 세상과 작별하네
이별이네
이별하세
세상과 헤어지세
긴 기다림은 의미 없는것
등지는 것은 석양이 아니라
우주만물
거기 누가 서 있었네
세상을 등지고
세상과 이별하는 중 이라네
헤어지는 중 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