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에는
또 한해가 저문다
두어달 남은 '정유년'을 잘 마무리
하고 싶다
나름 열심히 보낸 지난 겨울과 봄,여름이 엊그제 같다
길가 나무들이 서서히 가을 옷으로
갈아입는 중이다
밤톨들이 쩍쩍 벌어져 길섶에 나 뒹굴고
은행알들이 노랗게 떨어져
제몸 향기를 풍긴다
나의 시월은 온유하고 잔잔할 것이다
기쁠일도 슬플일도 없고
바쁠일도 가얄 곳도 많지않을 것이다
그저 적요할 것이다
시월에는 그래서 많은 글을 쓰고싶다
세번째 시집도 내고 싶다
적조했던그림 붓도 다시 잡고
멋진 그림을 그리고 싶다
시월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그저
無痛으로 보내고 싶다
ᆞ
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