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수퍼슬림 블루 7
유럽대륙과 아시아 대륙의 경계를 이루며 흑해와 지중해를 잇는
매우 중요한 수로였던 보스포러스 해협에서 보스포러스
유람선 탑승 오스만제국의 술탄이 거주하던 궁전으로 아름다운
건축물이 미로와 같이 이어져 있는 톱카프 궁전
인테리어에 사용된 대리석과 가구는 유럽 각지에서 가져온
것들이며 600점이 넘는 유럽 의 명화로 장식된 벽과 최고급
수제품의 양탄자들을 볼수 있는 곳
터키어로 '가득찬 정원'이란 뜻의 돌마바흐체 궁전은
1843년~1856년 31대 술탄(황제)인 압둘 마지드의 명령 하에
지어진 오스만 제국의 대표적인 궁전이다
이슬람 문화의 진수를 보여 주는 톱카프 궁전은 1453년
오스만제국의 메흐메드가 건설을 시작해 1467년 메흐메드
2세 때 완공됐다
블루 모스크 옆에 위치한 광장으로 비잔틴 시대에 도시의
중심지 였다
돌아가기 전날
우린 인연의 징표로 깊은 포옹을 했다
뭔가 서툴렀지만 새로 만나는 사람과의 사랑이란
늘 완벽할 수는 없다
죽기전에 다시 볼 일은 없을 사람과
가슴을 맞대는 일이 등을 대는 일과
어떻게 다른 일인가를 생각했다
숨어있던 아팟던 기억들이 슬며시
살아났다
등이 따스했던 기억과 차디찬 가슴의 기억을 떠 올렸다
8일이 백년처럼 길었던 여정이 끝나가고 있었다
"헬렌ᆢ좋은 인연 이였어요"
"행복하시요ᆢ고마웠오ᆢ"
우린 '버지니아 슬림'을 나누어 피우며 헤어짐에 섭섭함으로
멋적게 웃었다
그녀가 헤어지기 전날 담배 한갑을 건네며 말했다
"선생님 혹시 제 생각 나면 태우세요"
"버지니아 수퍼슬림 블루" 예요...
가슴에 화살 하나가 스크래치를 내며 스쳐 지나가는듯 했다
살짝 쓰리고 아렸다
"고마워요ᆢ잘 간직 할께요"
"간직하시지 말고 피우시라고 드리는 거예요ᆢㅎㅎ"
"가을에 한국에 갈 꺼예요"
"오대산 선제길 단풍을 보고 싶어서요"
"길 안내 부탁 드려도 될까요?"
"당연히 동행 해야지요" 라고 나는 반갑게
대답했다
그녀는 그렇게 뉴욕으로 떠나갔고
나는 서울로 돌아왔다
여행은 돌아오며 늘 허전했다
또 다른 여정을 위해 조금 더 뭔가를 버리고 놓아야 한다
그렇게 버지니아 슬림 필립모리스는 연기처럼 허공으로
산 안개처럼 흩어졌다
몇일 여행을 다녀와보니 꽃나무가 다행히 온전하다
꽃화분에 물을 주고
냉장고 메론을 꺼냈다
그사이 야채들이 시들푸들해 졌다
깍아 먹어보니 단내 대신 불내가 난다
토마토도 물렀고 파셀리도 물렀고 바나나도 깜둥이가 됐다
몸둥이에서 떨어져 나오면 이렇게 모든게 시든다는 것
사람도 일정기간이 지나면 이렇게 시든다는 것
치매에도 걸리고 몸뚱이도 오래된 바나나처럼
검게 멍든다는 것
시든것들 다 버리고 다시 과일 푸성귀 사러 나간다
내 시든 몸은 어쩔수 없이 일동제약' 아로나민'이나
먹어야 겠지
다 시들어서 싫다
여행에서 돌아온후 헬렌과는 연락이 두절됐다
가을이 왔다
오대산 단풍 소식도 왔다
올 가을엔 유난히 단풍이 곱다는데
전화를 여러차례 시도해 봤지만
어쩐일인지 낯선 이의 없는 전화번호라는 전화멘트만
계속 반복해서 들릴 뿐이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전화번호를 바꿨다고 판단하고
더 이상의 연락을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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