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天香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2. 5. 20. 23:31

 

 

 

천향

 


코로 들어오는 계절의 향기가
산해 진미보다 황홀하다

코가 살아있고
눈과 귀가 살아있고
입 또한 살아있어 큰 業을 짓지만
어느 순간
풀잎 향기 닮은 천국의 냄새를 맡을 때
살아있음에 환호한다

먼 까치 울음소리와 고속도로의 굉음과
황사의 오염들이 세속을 덮지만
아침을 열어 천국의 냄새를 대할 때
살아있음을 실감한다

'바간'의 아침이 이러했는가
神의 배가 달에 뜨고
神의 달이 강에 뜨고
神의 첨탑들이 들판을 가로지를 때
술 향기가 익는 신들의 정원에
나도 서 있을 테다

아~ 떠나온 고향의 냄새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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