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망(孱妄)스러운 글쟁이들

잔망스러운 글쟁이들



가슴을 때리는 시가 없다
하물며 내가 쓴 글조차 어느 가슴팍도 긁어놓질 못한다
가슴을 발기발기 찢어놓고 싶지만
..커녕 간지르지도 못한다
울리고도 싶고
멍때리게 정신줄을 흔들어 놓고도 싶지만
역부족 이다
그럼 누구 없소?
나 대신 정신줄 흔들어놀 글쟁이 없소?
없다..배 부른 모양들 이다
마냥 한다는 얘기들이 여기서 거기
뒤 흔들어 줄 사람 아무도 없다
내가 못하니 누구 좀 대신 해줄 사람없나?
노시인이나 신춘문에 신예나 다 똑같은 교과서 과목처럼
답안지 같은
울게 해줘!  
발기발기 찢어놔줘! 제발!

그들이 없다..죽었다..사라졌다..
태백준령을 타고 바람처럼 사라졌다
광야에서 눈보라 속을 헤치고 왔던 그 산맥 같은
혜인들이 다 없어졌다
무지랭이 글쟁이만 남고 다 사라져 버렸다

그래서 광야에서 엉엉 운다


孱妄 : [명사] 얄밉도록 맹랑함. 또는 그런 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