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홍여문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4. 5. 2. 08:29






                홍여문



                동인천에서 자유공원쪽으로 오르다 보면

                왼쪽으로 신포동ㆍ사동 내려가는 길

                그 통로에 홍여문이 뚫여있다

                만국공원에서 내려다 보이는 인천항은

                상륙작전의 본터 월미도도 보이고

                모시조개 잡던 뻘터도 보이는데

                지금은 세월속에 실루엣만 보이고

                콘크리트 건물만 가득차 있다

                맥아더 동상 주위를 돌며 뛰어다니던 아이들도

                다 늙어 꼬부라지고

                아카시아 꽃 따먹던 시절이 황혼처럼 져가는데

                홍여문 앞에 폼 잡고 시진박은 여인네 너는

                신포동 누구누구집 고명딸 일건데

                시장통 순대국밥집,우동집 '신신옥' 딸래미들도

                동창이라데‥한동네 애들이라 던데

                홍여문 앞에서 너는 웃고 있구나

                지금보니 홍여문이 남대문보다 멋져보여

                내 어린시절 가방 던져버리고 부리나케

                공원길 오를때 왼편 옆구리처럼 구멍난 문

                쓸쓸해 보이는걸 보니

                옆구리 허전한걸 보니

                세월의 구멍 이었구나

                내 구멍 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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