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
아빠 따라간지 20년만에
아이가 내 앞에 왔다
훌쩍 커버린 나무처럼 여인이
되어서 나타났다
태평양 저쪽 '뉴욕'에서 제 생모를 찾아 온게다
영영 잊고살기를 바랐는데ᆢ
함께 잔 4박5일 동안 슬프기만 했다
아니 앞으로 평생 슬프고 아프기만 할 것이다
외롭게 혼자살며 하루도
그 애를 잊고 산 날은 없었다
참기힘든 고통속에서도 그 애를 잊을까 두려워
다시는 애를 낳지 못했다
너무 그리웠다
말없이 울더라도 꾹꾹 참았다
그 애가 미국 사람이 돼서 왔다
그렇게 '美秀'가 내게 왔다
미루나무처럼 훌쩍커서 내 앞에
나타났다
4박 5일은 쏜살같이 지나갔다 겨우 말동무가 될 즈음
그 애는 온 곳으로 다시 가버렸다
"맘 날 낳아줘서 고마워요" 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엄마가 다른 남자 생겨서 나도 버리고
아빠와 이혼 했잖아요
지금 그 분은 어디 계세요?
그 사람은 그해 겨울 크리스마스 이브에
케익사러 나갔다가
교통 사고로 돌아가셨단다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