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장터 만행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0. 8. 15. 15:56

《장터 만행》

여자들은 내 행적을 대부분 싫어한다
여섯 정거장이나 되는 시장을 전철로 가서 땀 뻘뻘 흘리며 장을 봐오는 무지함에 열에 아홉은 기함한다
싼거만 좋아하는 나를 좋아할 대한민국 여성은
사실 하나도 없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들 좀스럽다고 생각할꺼다
오늘의 장보기는
암놈 수박 오천원, 복숭아6개 이천원, 풋사과6개 천원,
무한개 천원, 반찬3팩 오천원, 깐양파5개 이천원 아보카도3개 삼천원, 대파한단 천원, 홍두깨 멸치칼국수 한대접 삼천원
동네 GS슈퍼 수박한통 가격 2만원으로 이 모든걸 다 해결했다
단, 저녁 시간에 해당하는 장터 시세 들이다(6시~7시 사이)

자식은 아비를 닮는다더니
살아생전 지극히 아끼시던 아버지의 생활습관을 참 좀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비 나이쯤되어 보니 어느새 나도 그이의 행적을 똑같이 쫒고있는게 아닌가
유전자의 집요한 데칼코마니 다

남성시장은 몇번 소개한대로 총신대역14번 출구로 나가면
마주하는 동작구 소재 재래시장이다
언제나 북적이는 사람냄새 기득한 곳이다
매번 싼가격에 현혹, 충동 구매해서 어깨 빠지게 들고오는 무식함이 나도 싫다
운동삼아 나갔다가 기진해서 돌아오는 장터만행
앞으로 얼마나 이딴짓을 더할랑가 나도 모르겠다

아버님의 유전자가 죄 입니다


# 실은 깍두기를 담았는데 간이 짜서 무우 한개 사러 나갔다가 저지른 소행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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