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迷路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2. 6. 14. 06:55

 

 

 

미 로

 


이대로 끝인가요
그럴걸요
무슨 이런 경우가 있어요
있죠
있잖아요 지금 이렇게

그렇게 끝이 나 버렸다
한 사람이 죽자
만날 일은 영원히 없어졌다
그대로 끝이 났다
환멸과 무기력의 날들이 계속됐다

천국, 극락, 그런 것은 없다
다음 세상, 그런 것도 믿지 않는다
이 세상이 처음이자 마지막 세상이다
폐허와 맞닿아있는 그 어디쯤의 세상

만나지 말았기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오징어 게임 놀이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므로
죽음은 새의 날개와 같아서
추락하며 날기도 한다
사치스러운 죽음처럼

18년 산 프랑스 와인을 마시면서
아, 그 잘난 자존심이
새로운 세상의 마지막 탈출구가 되어 돌아올 줄이야
미처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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