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2. 10. 9. 16:35



살 만큼 살면
여기저기 고장이 난다
그럼 득달같이 병원으로 달려가
가르고 자르고 들어내고 꿰매서 고친다
그럼 오 년은 그럭저럭 흘러간다

그러다 또 다른 곳이 고장이 나면
또 병원으로 달려가 몸을 수리한다
그럼 다시 또 오 년은 그럭저럭 버틴다
그렇게 골골 삼십 년
노령 세상이 왔다

주위에서 아프다는 소식을 많이 듣는다
그러면 나도 늙은 거다
그렇게 배신할 줄 몰랐던 세월이
어느새 훌쩍 흘러 가버린 거다
살 만큼 살았다는 거다

요즘 여기저기 아프다

요즘 세상은
늙은 것이 허물이고 흉이니
욕되지 않게 곱게 늙어야 한다
그런데 그게 마음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어디 아픈데 없지"
"건강관리 잘해ᆢ"
이게 안부 인사가 된
나이에는 사는 게 별 큰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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