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을 지는 등대 앞에
출렁이는 선착장에
임신한 달이 은은히 비추는 부둣가에
오랫동안 앉아 있습니다
잔 물결 끌고 가는 저 물고기 이름은 무엇일까요
밀려왔다 밀려가는 물결처럼
인생도 그러했죠
지난했답니다
지금도 그러합니다
오늘은 별이 뜰까요
좀처럼 보이지 않던 별무리가 나타날까요
해변을 돌아 나오는 숲 쪽에서 밤새가 웁니다
풀숲 귀뚜라미 소리도 처량합니다
가을 밤길입니다
산다는 건
저 밤새 울음 같은 걸 까요
풀벌레 울음처럼요
울고 또 울다 지쳐서
눈물조차 말라버리는
사막 같은 곳
사막 여우처럼 외롭고 긴 여정입니다
오늘도 혼자 포구에 나와 밤바다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별들이 나타나 쏟아질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