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哀戀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4. 2. 6. 07:53



눈이 오네요
'미안해요, 잘못했어요'
'다신 연락하지 마세요'
그리고 수십 년이 흘러갔다
어떻게 늙어가고 있을까
헤어지길 잘했는지
잊지 못하고 살았다

그가 말했다
'보고 싶어요'
허공에 떠도는 말
이별한 후 우리 모두 늙어갔다
밖에는 입춘 지난 함박눈이 펑펑 내리지만
우체국 앞 그날의 눈은 잊지 못했다

다시는 만나지 못하고
끝날 것 같은 인연의 끈을 애써 움켜쥐지만
도망간 사랑은 다시 오지 않는다
놓아야 할 인연이다

보고 싶어 하지도 말아야  한다
생각조차 말아야 한다

함박눈은 왜 이리도 퍼붓는지
눈 속에 사라져 가는 택배 오토바이가 가뭇해지는 저녁
찻집 창밖을 하염없이 쳐다본다

평생 미안해하며 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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