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을 지는 해변을 보며 서 있는 그대
그대는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다
대서양에 떠있는 빈속
야자알처럼 하염없이 흘러 왔으리니
근거를 알 길이 없다
홀로라는 게 때론 홀가분하지만
외롭고 쓸쓸한 유랑은 고독한 섬과 같으니
오늘 밤도 베갯잇을 적시고 마는 적막한 밤
귀뚜라미는 우는데
맘 갈 곳 없어 어느 카페 쇼윈도 앞에 서 있다
향기는 살을 파도 지울 수 없는 것
해가 지는 방향으로 그녀가 서 있고
해가 뜨는 방향으로 내가 서 있다
등을 보이며
그림 속의 당신은 가뭇없이 웃고 있는데
나는 그저 슬프다ᆢ<rewrite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