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을숙이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4. 9. 2. 00:04




을숙아
을숙도에 가봤니
철새들의 낙원이었지만 지금은 쓸쓸한 섬
다리까지 놔져서 섬도 아닌 유원지
쓰레기까지 퍼 날라 새 들도 떠난 섬

을숙아 그 섬 가봤니
너 처럼 홀로된 섬
버려진 섬
아무도 반기지 않는 섬에 함께 가보지 않을래
그 곳에 가면 왠지 너를 찾을수 있을것 같다
잃어버린 나도 찾을것 같다
같이 앉아 낙조보며 소주 한잔 마시자
아니 병나발 불어보자
그리고 뻗자

을숙아 을숙도에 한번 가보자
얼마나 버려졌는지
망쳐졌는지
얼마나 쓸쓸해 졌는지 가보자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우리도 얼마나 늙었는지 셈해보자
얼마나 무심해 졌는지도 알아보자

을숙아 너는 어디사니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길이 없으니
을숙도 한번 같이 가기가 이리도 어렵구나
을숙아 살아있으면 연통(聯通) 한번 다오
한번 보자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해  (0) 2024.09.04
역참에서  (1) 2024.09.03
지나간다  (2) 2024.09.01
막내 이모  (2) 2024.08.31
허송세월  (0) 2024.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