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속을 간다 / 김낙필
2015년1월9일 새해 둘째주 금요일 07시56분, '창동'가는 전동차 '341621' 세번째 칸 노약자석,'동작역'에서 연로하신 아저씨 한분 타신다. 물론 휘둘러 봐도 자리는 없다. 출근시간이라 차량속은 콩나물 시루처럼 빽빽하다. 아저씨가 노인좌석에 앉은 20대 아가씨앞에 선다.
아가씨는 본척만척 스마트폰만 열중한다.
이 모양새를 옆에서 뚫어지게보던 노인 한분이 아가씨에게 말을 건넨다.
"아가씨는 어디 아프신가?"
아가씨는 묵무부답 신경도 안쓴다
노인분이 다시 묻는다
"아가씨 내 말 안들려요?"
그러자 아가씨가 갑짜기 자리를 박차듯
일어나 일반석쪽으로 훵하니 가 버렸다.
그러자 연로한 아저씨가 기다렸다는 잽싸게
빈자리에 앉는다.
노인분 왈‥
"요즘 것들 부모가 뭘 가르치는지 몰라"
연로하신 아저씨 왈‥
"시집 장가 잘가는 법‥돈버는 법만 가르치죠"
이런 와중에 맞은편 노약자석에 앉았던 젊은여자 둘이 슬며시 일어나 일반석 쪽으로 사라져 버린다. 또 다른 사람들이 줄줄이 대충 연배순으로 앉는다. 요즘 출.퇴근시간 전동차 안에서 흔히 볼수있는 풍경이지만 너나나나 할것없이 이 상황이 서로 모두 불편해 보인다.
젊은이와 노인네들의 거리가 언제부턴가
너무 멀어졌다. 지들은 안 늙느냐는둥‥
젊은이가 더 살기 피곤한 세상이라던지‥
나름대로 변이 있지만 젊은이와 노인네들의 거리가 아프리카 가는 거리보다 훨씬 먼듯 싶다. 소통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않는 엄청난 부재의 사회를 살고있는 우리는 나이 먹는게 두렵고 창피하고 겁이 난다.
빨리 사라져 버려야할 나이가 싫다.
누군가는 이꼴저꼴 보기 싫으면 비행기타고 다니라던데
에휴~ 뱅기 살돈이 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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