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동작역을 지나며 / 김낙필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5. 4. 12. 10:50







동작역을 지나며 / 김낙필


다 살았으려니 하면 서운하고

이젠 서둘러 돌아서야지 하면

자꾸 돌아보는 까닭이 무엇이더냐

슬픈 봄날처럼 분분하게 벚꽃날리는

동작동을 지나며 먼저간 충열들을 본다

저기 볕 잘드는 자리에 천년을 누워잘

그대들이야 그럴만도 하지

꽃같은 나이에 조국을위해 살지 않았더냐

한강대교 밑으로 현충원에서 날린 벚꽃잎들이

김포하구 쪽으로 흘러가고

살오른 잉어들이 수면위로 올라와서

그 꽃잎을 먹는구나

하 세월이 물처럼 흐르면 내 생애도

저 강물 흘러닫는 곳에 닻을 내리고

화석이 되지 않겠느냐

그러하니, 그러려니하며 살다가는게다

볕좋은날 창동에서 오는길 네 곁을 지나간다

멀어지는 현충원의 흰벚꽃 대궐이

너무 화려해서

어떤왕조 어떤 권세와 맞바꾸겠더냐

살아있으면 내년에 다시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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