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음
사내 하나가 나무가지 사이에
슬픈 꽃을 꺽는다
굶주린 모습이 지는 낙엽 같다
거리마다 꽃들의 잔해가 뒹굴고
굴욕의 세월속에 찬가가 울려 퍼질때
사내는 헐벗은채 지쳐 길섶에 눕는다
살아온 것은 인생이 아니고 아수라의 삶
한줄기 욕정마져 떨쳐 버린후 마른 몸은
한잎 낙엽이 된다
오늘따라 바랑속 오마르의 바이올린 선율이 곱다
계절은 무저갱 속으로 깊어 가는데
갈곳 잃은 사내 하나가 동백잎처럼 떨어진다
세상은 패하는 것들에게 자비롭지 못하다
꽃처럼 피는 것들에게만 온화하다
그래도 살아가는 것은 원죄같은 형벌
슬픈 사내가 길가운데 누워 가지 끝을
부여잡고 운다
금수보다 더 설운 울음으로...
울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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