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이천십칠년이월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7. 2. 10. 11:33

 



                  이천십칠년이월

                   



                  가방을 싸고

                  긴팔,짧은팔, 긴다리,짧은다리, 암벽용신발,

                  망원경, 인도모자, 짹나이프, 로프,

                  모두다 준비한다

                  유리성으로 떠나기위한 전날

                  이별을 말하기전까지 가혹한 형벌을

                  준비한다

                  그립다는 말이 지겨워질 즈음

                  비상구 계단에 비스듬히 걸터앉아

                  성난 칼을 간다

                  가만히 웃는 너를 향하여 커튼을 치고

                  변명하고 싶지만 인정하기 싫어서 두서너 걸음씩

                  멀어져 간다

                  오늘은 축제의 날이 아니다

                  그저 노란빛깔 몽상의 날

                  헤어지자는 얘기를 하기전에 벽을 쌓는다

                  세상 종 치기전에 종려나무숲으로 숨어 버리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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