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이몽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7. 12. 21. 12:46

 



                異夢

                 



                영하2도 밤 10시45분

                중3 쯤 되보이는 여학생 셋이

                놀이터 그네에서 깔깔거리며

                놀고있다

                추운데도 집에 들어가기 싫은게다

                그옆 정자에는 남학생 넷이

                왁자지껄 떠들고 있다

                집에 들어가기 싫은게다

                이 시각 부모들은 이 아이들을

                애타게 기다리고는 있을까

                老母는 외식할때면 늘 갈비탕만 시키셨다

                팔십넘은 연세에 갈비살 씹기가

                쉽지 않으실텐데 늘 갈비탕만

                고집하셨다

                가위로 잘게잘게 파쇄하듯 갈비살을

                잘라 드렸다

                그럼 한그릇을 금새 뚝딱 하셨다

                이제는 찾아갈 사람도 기다릴

                사람도 없다

                갈사람은 가고 올 사람은 없고ᆢ

                애들은 입시 지옥에서 시달리다

                잠깐 짬을내어 추운 놀이터에서

                방황하고

                엄마는 애들 기다리고

                애들은 집에 가기 싫고

                나는

                아이들이 몇시쯤 들어들 가려나

                괜한 걱정을 하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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