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봄은 또 오고야 맙니다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2. 2. 27. 12:22

 

 

 

봄은 또 오고야 맙니다

 


스물다섯, 스물 하나의
풋풋한 사랑처럼
봄이 또 오네요

저 먼 섬 낭도에는 흑매 청매 홍매가 피었다는 전갈입니다
제비꽃이 피구요
히야신스 꽃대도 올라온 답니다

봄소식이 바람 타고 이곳 육지까지 올라옵니다
깜짝 추위에 천변 버들강아지가 얼었던 목련 봉우리가 녹기 시작합니다
사람의 마음도 녹아 훈풍이 돕니다

천변에 청둥오리들도 새끼들과 함께 물놀이를 나왔네요
매화 향기와 함께 이렇게 봄이 또 오고 맙니다
들밭에 아지랑이도 피어오르고 달래, 냉이도 쑥쑥 올라올 겁니다
쑥도 쑥 향기를 내뿜겠지요

이렇게 스물다섯, 스물하나 같은 봄이 찾아오는데
얼어붙은 속은 언제쯤 풀릴까요
가슴에 손을 얹고 살살 문질러 봅니다
삭정이 같은 불씨를 살려 봅니다

외딴 먼 섬 낭도에서
봄 향기가 듬뿍 전해 옵니다
늘 그랬듯이 이렇게 봄이
또 오고야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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