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비밀연애/김낙필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2. 3. 1. 09:04

 

 

 

비밀연애

 


떠난 사람의 뜰에 갇혀 지내는 것은 참혹한 일이다
어느 날 갑자기 현실에서 사라져 버린 사람을 찾는 일은 힘든 일이다
특히 그 사랑의 온도에 따라 더욱 극심한 혼란을 겪는다
볼 수 없는 존재가 된 사랑하던 사람, 그리운 사람, 돌아가버린 사람

다만 아쉬운 것은
너를 일찍 알지 못해서
그래서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없었다는 것
그래서 금방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
오랫동안 사랑할 수 없었다는 것

사랑은 언제나 중대한 실수가 아닌 사소한 오해로 끝이 온다는 것
그리고 풀지 못한 채 이별하고 만다는 것
그리고 영영 사별한다는 것

반짝이는 저 수많은 별들은 오래전 사라져 소멸되고 없지만
여전히 반짝이고 있는 건
그와의 거리가 수억 광년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란 걸 알았을 때
모든 건 사별하는 것이라
그렇게 끝이라는 것
그래서 영원한 사랑도 없다는 것

사람의 행로는 다 다르지만
인연이 닿으면 다음 세상에서도 다시 만나기를

우리가 비밀 연애를 오래 한 것처럼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구  (0) 2022.03.03
꽃 상처  (0) 2022.03.02
봄은 또 오고야 맙니다  (0) 2022.02.27
인연  (0) 2022.02.26
미움도 삭으니 그리움이 되더라  (0) 2022.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