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냈다
간신히 살려냈다
잎이 말라 떨어지고
빨간 열매들이 다 떨어져 바닥에 뒹굴 때까지 슬펐다
앙상한 가지 위에 열
잎, 아니 열 한 잎쯤 남았을 때
이별을 예감했다
아, 여기 까지구나
겨울이 지나가는 동안 곁에서 간호했다
물 주고, 영양제 주고 기원했다
봄이 오자 마른 잎 위로 새싹이 피어났다
한 잎 두 잎 싹들이 올라왔다
이젠 무성할 일만 남았다
인고의 시간을 버텨준 생명에게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다
사람을 살리는 일도 이와 같을 거다
잘 살아내 보자
무성했던 날들을 기억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