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流浪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2. 10. 29. 20:26



마음이 아프면
몸도 아프듯이
몸이 아프니 마음도 시리다
겨울이 오면
지나간 통증들이 되살아나듯
다시 그 자리가 아프다
서리발이 정수리에
내려앉는 새벽
들녘에 까마귀 울고
동구 밖 정승도 허리춤이 시리다

몸과 마음이 추운 그믐밤
점순이네 누렁이는 왜 저리 짖을까
고운님, 그리운 님 행여 지나칠까 두려워
허망한 가슴에는 무서리만 내려앉고
깊은 밤의 무저갱 절벽 그 끝은 보이질 않는다

휘이잉, 돌개바람 언 볏짚 훑고 가는 들판
가슴도 얼고 몸도 얼어 지친 그대여
가던 길 멈추고 육신 녹여 가시게나

우리는 언제나 流浪이니
生을 허비한 罪를 어이 다 갚을까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0) 2022.10.31
탄희에게  (0) 2022.10.30
선물  (0) 2022.10.28
발가락이 안 닮았다  (0) 2022.10.28
유죄  (0) 2022.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