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끔씩 아직도 편지를 씁니다
부치지 못한 편지는
산이 되고 강이 되었습니다
내가 준 목걸이를 걸고
내가 준 셔츠를 입고
내가 준 양말을 신고
내가 준 칫솔로 이를 닦고
내가 준 털장갑을 끼고
내가 준 목도리를 두르고
내가 준 시간의 거리로 당신은 나섭니다
내가 준 모든 것들이 진실이라면 눈처럼 시린 눈물이 날 거예요
떠나는 여정마다 행복하길 바랍니다
행여 길가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날은
왠지 하얀 눈이 소복히 내릴 것 같습니다
그럼 그때 우리 다시 설국 열차를 타기로 해요
아직도 나는 겨울이 오면 부치지 못한 겨울 편지를 쓰곤 합니다
그렇게 당신에게로 갑니다 ᆢ<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