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새벽은 견고하다
쇼팽, 브람스, 슈만,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을 들으며
詩를 짓고 논다
새벽길을 가는 사람들은 꽤 많다
생존을 위하여
사랑을 위하여
내일을 위하여
이른 새벽들을 간다
어느새 풀벌레 울음소리가 새벽을 연다
매미는 수명을 다하고 절명했다
가을은 역시 견고하다
여지없이 제 자리를 꿰차고 들어와 앉는다
폭풍우가 지나간 길목은 한산하다
숙제를 마친 태풍도 세력을 잃고 길바닥에 주저앉았다
강물이 불어 갈대들도 모조리 누웠다
다시 일어날 것이다
새벽을 지나
먼동이 터올 때 세상은 다시 시작한다
음악을 멈추고 밥 지을 시간이 오는 것이다
그렇게 돌고 돌아가는 것이 시공이다
나는 견고한 새벽이 좋다
새벽 기차를 타는 사람들도 좋고
어스름 새벽도 좋다
그 새벽을 가는 모든 것들을
나는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