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귀고리
코끼리 귀가 코에 걸려있다
삼백년을 걸어온 코끼리가 내 귀에
걸려 있었다
코끼리 울음이 죽음을 예견하고
동굴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너의 음부처럼 수풀속에 난 길은
매끄럽지도 않다
코끼리 뼈들은 삭아 문들어지고
길고 흰 이빨만 남아있다
네가 내 안에 들어왔을때는 풍경소리가 났고
내가 네 속으로 들어 갔을때는 숨가쁜 신음 소리만
들려왔다
큰 스님의 일갈
"이놈아 코끼리를 귀에 달고 다니는
놈도 있었더냐"
"내려놓고 타고 다녀라"
산사 풍경달린 처마에는 새벽달이 걸려있었다
그리고 긴 울음소리가 딱 한번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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