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코끼리 귀고리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8. 1. 9. 03:03


 



                코끼리 귀고리

                 



                코끼리 귀가 코에 걸려있다

                삼백년을 걸어온 코끼리가 내 귀에

                걸려 있었다

                코끼리 울음이 죽음을 예견하고

                동굴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너의 음부처럼 수풀속에 난 길은

                매끄럽지도 않다

                코끼리 뼈들은 삭아 문들어지고

                길고 흰 이빨만 남아있다

                네가 내 안에 들어왔을때는 풍경소리가 났고

                내가 네 속으로 들어 갔을때는 숨가쁜 신음 소리만

                들려왔다

                큰 스님의 일갈

                "이놈아 코끼리를 귀에 달고 다니는

                놈도 있었더냐"

                "내려놓고 타고 다녀라"

                산사 풍경달린 처마에는 새벽달이 걸려있었다

                그리고 긴 울음소리가 딱 한번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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