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버지니아 수퍼슬림 블루 3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9. 9. 26. 10:10

 



                버지니아 수퍼슬림 3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소금호수 를 경유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한 카파도키아로 간다

                30곳 이상의 석굴교회가 있는 괴레메 골짜기와

                비둘기 집으로 가득한 바위산 우치히사르 계곡

                기독교인들이 박해를 피해 숨어 지낸 지하도시 [데린구유]

                개구장이 스머프들의 무대가 된 길 앙카라에서 남쪽으로

                300Km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는 카파도키아

                마치 동화 속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갖갖이 버섯 모양의

                기암괴석들이 드넓은 계곡지대에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물론 이 곳에서는 터키의 다른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북적거리는 시장이나 양파모양의 사원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카파도키아의 매력은 좀 더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다

                원뿔을 엎어 놓은 듯한 용암층 바위속에 이 곳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삶의 터전을 마련해두고 있는 것이다

                터키어로 '깊은 우물' 이라는 뜻의 데린구유는 지하 동굴 중

                가장 유명한 곳으로 최대 3만명까지 수용이 가능한 대규모의

                지하도시

                바위가 침식되어 바위 속에 있던 것이 밖으로 드러나 굴이

                여기 저기 뚫어져 벌집처럼 보이는 곳 괴레메 골짜기ᆢ

                 

                여행하는 동안 그녀의 스냅 사진을 쉼없이 찍었다

                포토존에는 사람들이 붐비고 있어서 기다리는 일은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되도록 자연속에 어우러져 있는 자연스러운 관람 모습들을

                멀리서 다양하게 찍었다

                붙어 다니지는 않았다

                자유롭게 혼자 다니며 풍광을 즐기기로 무언의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가끔 동선에서 만나면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다시

                자유롭게 헤어져 나름대로의 자유 시간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식사 시간에는 늘 함께 했다

                나는 식탐이 많은 편이라 가리지 않고 맘껏 먹어서 돌아오면

                늘 몸무게가 3,4키로가 늘어 있었다

                본래 상태로 돌아오려면 한달정도 간헐적 단식에 돌입해야 했다

                그녀도 음식을 가리지 않는듯 했으나 관리를 위해 小食을

                하는듯 보였다

                그렇지 않고는 군살없는 균형잡힌 몸을 지금처럼 탄력있게

                유지할수는 없을 것이다

                소금호수,카파토키아 지하동굴 데린구유, 비둘기계곡, 지하도시

                데렌구유,괴레메 골짜기, 여행 프로그램에서 수없이 봐왔던

                풍광들을 실제로 코 앞에서 보고 마음껏 즐겼다

                아름답고 기묘한 풍광들은 눈과 가슴에 차곡차곡 담았다

                그녀도 가슴에 조금씩 조금씩 담아 가는듯 했다

                늦은 밤 숙소로 돌아와 그녀의 스냅 사진 300여장을 대강 정리해

                카톡으로 보냈다

                마음에 드는 사진은 본인이 골라 선택할 것이다

                그녀가 잠들기 직전에 누운채로 침대에서 조용히 말을 건네왔다

                "이래서 파트너가 필요한걸 오늘 비로서 알았어요"

                "평생 처음받는 호의고 배려이고 사랑을 매일 받고 있어요"

                "매일매일 몇백장의 내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은 생전 처음이예요"

                "샘ᆢ너무 고맙고 감사해요"

                "내일부터는 고생스럽게 그렇게 안하셔도 돼요

                제 사진 찍으시느라 선생님 시간 너무 허비하시는것 같아서

                부담되고 죄송스러워요"

                어두워서 볼수 없었지만 마지막 말 끝에는 물기가 촉촉히

                젖어 있음을 알수 있었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 괜찮아요 미안해 하지 마세요"

                그녀에게 부담을 주고싶지 않아서 위안의 말로 답했다

                어둠속 이지만 그녀의 뺨으로 가느다란 한줄기 눈물이

                흐르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부스럭 거리며 휴지로 눈물을 닦는 소리가 살며시 들린다

                괜찮은데...

                살며시 찾아드는 외로움 닮은 밤은

                그렇게 깊어 갔다

                 

                내 안에는 역마의 靈이 있어

                미얀마의 오지 마을이나

                부탄의 하아로 가는길을 늘 동경한다

                지구별에는 아직도 자연을 닮은 인간들이 존재하고

                신을 숭상하고 그 뜻을 따라 사는 선한 사람들이 많다

                문명에 닳고닳은 사람들과는 거리가 멀다

                힘닿는대로 그들의 오지를 가보고 싶다

                그래서 무공해 인간 본연의 모습과 마주하고 싶다

                나는 그렇게 역마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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