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원
가야한다
노를 젓듯 앞으로 나가야 한다
세월의 뒷편은 공허하다
허망한 계절일랑 뒤로하고
빛나는 세상으로 나아가자
나이가 들어 다 쪼그라 들어도 원망은 말자
내 정신은 유자꽃 피는 성산 일출봉 아래 언덕에 매어두고
옥빛 바다로 헤엄쳐 나가리
노시인의 고향은 '성산포'
'노인과 바다' 헤밍웨이 고향 '쿠바'인것 처럼
선술집에서 럼주한잔 놓고 그윽히
'코히마르'해변을 바라보리
청보리 익어가는 '청산도' 초가에 유성기 틀어놓고 북장단에
노래 부르리
바지락 캐는 아낙네들은 구성진 남도자락에 가슴이 멍드는구나
나는 그래도 나아간다
아직도 남은 주야장천 긴 세월 마중하러 나간다
카리브해의 석양과 향일암의 일출이 맞닿는 곳에 청새치잡는
배를 띄우고
나도 노시인처럼 바다의 詩를 낚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