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사위가 쥐죽은듯 조용하다
그렇게 명징하던 자동차 궤적소리도 사라졌다
세상이 사라진듯 하다
이럴땐 살수도 없고 죽을수도 없는 기로에 서기 마련이다
아침이면 시간맞춰 울던 청계산 산비둘기도 죽은듯 조용하다
왜 갑자기 세상이 조용할까
사람들도 서로 외면하기 시작했다
등을 돌리기 시작했고
밥도 따로먹고 말을 되도록이면 섞지않기로 했다
가끔 모여 환담하던 자리도 작파하고 소주 한잔도 물건너 갔다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무한한 무통이 온다
설컹거리는 덜익은 감자처럼 멋적은 수인사만 뒤로한채
지나치는 사람들
시장에서 호떡을 물고 다니던 사람들, 부산어묵을 파간장에
찍어 먹던 사람들, 기절 낙지를 사고 알배추를 사고 봄동을 사던
사람들이 집에 들어앉자 세상이 영사기처럼 멈추고 말았다
대구가는 버스도 멈추고
대평양을 건너던 비행기도 멈췄다
크루즈선은 혼자 바다를 떠 돌고 있다
봉감독이 청화대에 초청받고 웃는 모습이 TV화면에 나온다
기생충과 바이러스는 아무 연관성이 없는가
신천지 이만희의 프로필 사진을 보고 토악질을 할뻔 했다
그를 숭배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심장을 가졌을까
오늘도 침묵하는 무수한 사람들과 스치고 지나쳤다
버려지는 일회용 마스크처럼 사람도 그렇게 버려질수
있다는것을 무심히 깨달으며
바이러스의 달콤한 유혹에 흔들리고 있다
이 시국에 이 나라 국민들은 정부를 질책하고 탄핵하자는 부류와
잘 대응하고 있다고 성원을 보내는 부류로 갈라져 대치하고 있다
지긋 지긋한 이 당파 싸움은 수백년을 이어져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