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이름 불러보면
가슴 저르르 할 때가 있다
가을 아니더라도 계절 같은 이름이라
꽃지고 낙엽 지면 곧 눈이 내릴 텐데
그 이름 여직도 식지 않아 소중히 품에 안는다
언제쯤 그 이름 놓을 수 있을까
동백꽃처럼 떨어지면 두려워
동박새 우는 산사
예불소리 깊어 가고
요사체 은은한 불빛에 가슴 에이네
시인도 잠 못 이뤄 뒤척이는 밤
처사의 기침 소리에 밤은 깊어가고
불러봐도 대답 없는 이름 여기 또 남아있네
목울대로 넘기면 꽃이 되는 이름
가만가만 되뇌어 불러봐도
툭, 하고 시름없이 떨구는 능소화 꽃잎
그 소리가 아프다
아, 무심하게 깊어가는 가을밤ᆢ<rewrite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