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벽
출국장에서 반나절
입국장에서 반나절 그렇게 앉아
드립커피 다섯잔이면 공항의 하루해도 저문다
수천명의 가방을 눈에 담고
수만 걸음의 발자국 소리에 귀 기우린다
가슴에 담는 것은 이국에서 묻혀온
수백 나라의 체취
아라비아의 사막 향기
그린란드의 얼음 냄새
필란드 통나무집 자작나무 태우는 향기
아프리카 코끼리 똥 냄새
나는 이 저녁 이 향기들을 몽땅 집으로 데려가
밤새 꿈같은 여행을 할것이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엔 여지없이 짐가방을 꾸릴것이다
바오밥 나무야 안녕
맹그로브 숲이여 안녕
개코원숭이 너도 그때까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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